성경을 깊이 있게 읽고 묵상하려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서재나 서점에서 한 번쯤 ‘매튜 헨리’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됩니다.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목회자와 평신도에게 사랑받아 온 그의 성경 주석은 오늘날에도 강해 설교와 개인 성경 통독의 필독서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현대의 성경 연구서와는 서술 방식이나 신학적 배경이 달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방대한 분량 앞에서 어떻게 읽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곤 합니다. 매튜 헨리가 어떤 시대적 배경 속에서 신앙을 지켰으며, 그의 주석이 지닌 고유한 성격과 올바른 활용 기준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청묘교 신앙의 유산: 매튜 헨리의 생애와 역사적 배경
매튜 헨리(Matthew Henry, 1662~1714)는 17세기 영국 청교도 신앙의 전통을 이어받은 대표적인 비국교도(Nonconformist) 목회자이자 신학자입니다. 그의 생애와 사역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잉글랜드의 교회사적 상황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시대적 배경과 가정 환경
매튜 헨리가 태어난 1662년은 영국 교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해였습니다. 바로 왕정복고 이후 영국 국교회(성공회) 중심의 ‘통일령(Act of Uniformity)’이 반포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약 2,000여 명의 청교도 성직자가 국교회의 기도서 사용 강제와 감독제 복종 요구를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어 강단에서 쫓겨났는데, 이를 교회사에서는 ‘대방출(Great Ejection)’이라고 부릅니다.
매튜 헨리의 아버지인 필립 헨리(Philip Henry) 역시 이때 목회지를 잃은 경건한 청교도 목사였습니다. 필립 헨리는 핍박과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가정 예배와 성경 교육을 철저히 지켜나갔으며, 이러한 가정 환경은 어린 매튜 헨리가 성경 원어와 성경 중심적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목회 사역과 저술
런던에서 법학(Gray’s Inn)을 잠시 공부했던 매튜 헨리는 법조인의 길 대신 복음 사역자의 길을 택했습니다. 1687년 장로교 목사로 안수를 받은 그는 체스터(Chester) 지역의 장로교회에서 약 25년간 신실하게 목회했습니다. 이후 런던 해크니(Hackney)로 사역지를 옮겨 헌신하다가 1714년 5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신구약 성경 주석(Exposition of the Old and New Testament)』은 바로 체스터 목회 시절, 매일 새벽 성경 본문을 묵상하고 성도들에게 전했던 강해 설교와 강론을 집대성한 결과물입니다.
2. 매튜 헨리 성경 주석의 본질과 핵심 판단 기준
매튜 헨리의 주석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 책이 현대적인 의미의 ‘학술적 비평 주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의 주석은 책상 위에서 학문적 논쟁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영혼을 돌보고 신앙을 북돋우기 위한 ‘목회적·경건 묵상용 주석’입니다.
본문 이해를 돕는 구조적 특징
매튜 헨리는 성경 각 장과 구절을 설명할 때 일관된 접근법을 유지합니다. 먼저 문맥의 개요를 잡은 뒤, 구절마다 담긴 영적 교훈과 실제 삶에서의 실천 원리를 논리적인 문단으로 풀어냅니다. 현대 주석들이 문법적 분석, 역사적 배경 규명, 단어의 어원적 의미에 집중하는 반면, 매튜 헨리는 해당 본문이 독자의 일상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석 활용 시 적용할 점검 기준
독자가 성경 본문을 읽으며 매튜 헨리 주석을 참고할 때, 해당 설명이 어떤 층위에 있는지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다음은 주석을 읽으며 객관적으로 분별해야 할 세 가지 핵심 기준입니다.
- 원문 명시 내용과 신학적 추론의 구분: 성경 본문에 직접 기록된 객관적 사실인지, 아니면 저자가 본문의 의도를 청교도 개혁주의 교리에 비추어 확장 해석한 것인지 분별합니다.
- 역사적 비평 지식과의 보완 여부: 17~18세기 당시의 지리·고고학적 정보는 현대 성경 고고학이나 사본학의 성과와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고대 근동 배경 등은 현대 표준 성경 사전과 대조합니다.
- 당대 문화적 표현과 보편적 영적 진리의 식별: 17세기 영국 사회의 윤리적 뉘앙스나 표현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본문이 전하고자 하는 그리스도 중심적 복음 메시지를 선별하여 수용합니다.
3. 매튜 헨리 주석을 활용한 단계별 성경 읽기 순서
방대한 분량의 매튜 헨리 주석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려 하면 쉽게 지치기 마련입니다. 성경 본문의 권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석의 유익을 극대화하려면 주석에 먼저 의존하지 않고 성경 본문을 스스로 읽어내는 실행 순서가 필요합니다.
“ [1단계: 본문 직접 통독] ➔ [2단계: 스스로 관찰 및 질문] ➔ [3단계: 매튜 헨리 주석 대조] ➔ [4단계: 적용 및 기도 묵상] “
주석을 펴기 전에 먼저 해당 성경 본문을 번역본(개역개정, 새번역 등)을 바꾸어가며 최소 두세 번 소리 내어 정독합니다. 앞뒤 장과의 문맥적 흐름을 먼저 머릿속에 정리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순서입니다.
- 성경 본문 다회독 및 문맥 확인
본문 속 인물의 행동, 반복되는 핵심 단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구절 등을 노트에 기록합니다. 이때 스스로 성경 안에서 해답을 찾아보려는 일차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개인적인 관찰 기록 및 의문점 정리
본문에 대한 나름의 정리가 끝난 뒤 주석을 펼칩니다. 매튜 헨리가 본문의 흐름을 어떻게 요약했는지 목차를 살피고, 앞서 가졌던 의문점에 대해 저자가 어떤 목회적·신학적 해석을 제시하는지 대조합니다.
- 매튜 헨리 주석 해당 구절 대조 읽기
구약 본문이라면 저자가 이를 어떻게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구속의 은혜로 연결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후 그 통찰을 바탕으로 오늘 나의 삶, 가정, 직장에서 실천할 구체적인 태도를 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 그리스도 중심적 연결과 실천적 적용 추출
4.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예외와 한계점
매튜 헨리의 주석은 풍성한 영적 통찰을 제공하지만, 작성된 지 300년이 지난 고전이라는 점에서 명확한 한계를 지닙니다. 무비판적인 수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의 예외 상황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집필자의 차이 (신약 후반부)
매튜 헨리는 생전에 창세기부터 사도행전까지의 주석을 직접 완성했습니다. 로마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는 그가 남긴 방대한 연구 노트와 설교 원고를 바탕으로, 그의 사후 13명의 비국교도 동료 목회자들이 나누어 집필을 마무리했습니다. 따라서 서신서와 요한계시록 부분은 매튜 헨리 본인의 문체나 신학적 통일성과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알레고리(우의적) 해석 경향에 대한 주의
청교도 설교 전통의 영향을 받은 매튜 헨리는 성경의 역사적 사건 속에서 도덕적 교훈과 예표를 찾는 과정에서 때때로 지나치게 영해(우의적 해석)를 시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구약의 세부 율법이나 역사적 묘사를 과도하게 개인의 영적 상태나 신약의 교리로 직결시키는 대목은, 문자적-역사적-문맥적 해석을 우선시하는 현대 복음주의 성경 해석학의 기준에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합니다.
교단별 해석 차이 인지
매튜 헨리는 확고한 장로교/개혁주의 신학 체계를 가진 인물입니다. 따라서 언약 신학, 예정론, 성례전(유아세례 등), 교회 정치 형태와 관련된 본문에서는 개혁주의적 입장을 명확히 견지합니다. 침례교, 감리교(웨슬리안), 루터회 등 다른 신학적 전통을 가진 독자라면 교리적 해석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읽어야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매튜 헨리 주석은 원어(히브리어·헬라어) 주석인가요?
원어 문법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주석이 아닙니다. 매튜 헨리는 옥스퍼드와 청교도 가정에서 원어를 깊이 학습한 지식인이었으나, 본 주석은 평신도와 일반 목회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원어의 복잡한 문법적 논의를 본문 표면에 드러내지 않고 자연스러운 영어 강해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원어 단어의 엄밀한 용례 연구를 원하신다면 현대 원어 주석을 함께 병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현대에 출판된 수많은 최신 주석 대신 매튜 헨리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문적 분석에 치우쳐 성경 본문이 주는 감동과 신앙적 결단을 놓치기 쉬운 현대 주석들과 달리, 매튜 헨리 주석은 기도와 깊은 묵상에서 우러나온 경건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찰스 스펄전 목사가 “모든 그리스도인은 매튜 헨리의 주석을 최소 한 번은 통독해야 한다”고 추천했을 만큼, 성경을 지식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삶의 예배로 연결하는 탁월한 힘이 있습니다.
Q3. 초보자가 읽기에 전체 6권에 달하는 전집 분량이 너무 부담스러운데 대안이 있나요?
전집 전체를 처음부터 구입하기보다는 본인이 묵상하고자 하는 특정 성경 책(예: 시편, 창세기, 로마서 등)의 분권본이나 핵심 발췌본(요약본)을 먼저 접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매일 성경 읽기 본문에 해당하는 부분만 색인하여 찾아 읽는 ‘사전식 활용법’을 사용하면 방대한 분량에 짓눌리지 않고 주석의 실질적인 유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